‘파견직은 절대 가지마라’ 이런소리 참 흔하게 듣는다. 인터넷 커뮤에서도, 주위에서도 저런말을 하는 사람이 꽤나 많았고 나도 같은 계약직이라면 직계약이 낫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저번에 이직을 할땐 일단 당시 다니던 회사를 탈출하는게 목적이었고 근무하게될 회사의 으리으리한 외관과 평판, 그리고 내가 받게될 꽤나 높은 연봉에 혹해서 바로 입사하겠다고 했었지.
그때 당시에도 jd는 성에 차지 않았지만.... 뭐 이러니 저러니 해도 일단 좋은 건물에서 적게 일하고 많이벌면 손해볼건 없다는 생각이 눈을 가렸었다.
그리고 객관적으로 업무 환경은 매우 좋고 전 회사에 비해 부서 분위기도 좋은편이었다. (대기업이라 그런가 확실히 사람들 매너도 좋고 소위 말하는 또라이도 현저히 적다. 이건 확실히 강점임)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만족할 수 없었고 다니는 내내 불안감에 시달려야 했다.
우선 담당하는 업무는 동일하지만 내가 하는일은 거의 잡무로 치부되고 실제로도 잡무급의 일만 줌 ㅋㅋ
난 이거 왜이러나 내가 일 못해서 안주는건가 싶었는데 알고보니까 전회사와는 다르게 상급자의 결재를 받은 후에야 나에게 일이 전달되는데 이 과정을 사람들이 꺼리더라;
입사하고 얼마 안되었을때 내가 근무하는 부서 임원이 시덥잖은거 상급자 결재 없이 일일히 ㅇㅇ씨한테 넘기지 말라고 불호령을;; 내린후로 더더욱 꺼리게 된듯하다.
사실 근무하는내내 은근한 무시와 차별보다 더 힘들었던건 업무적으로 소외감을 느끼고 성취를 전혀 느끼지 못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내 이력상에 크게 플러스 되지도 않았고.
사실 이런일 하면서 이정도 급여 받는게 말도 안되니까. 또 근무 환경도 좋고 집에서 가까우니까. 중간에 뛰쳐나가지 않고 계속 버텼던거 같기는 한데.... 그것빼곤 딱히 좋은점이 없었다.
ㅎ....올해는 그냥 머리 식히면서 요양했다고 쳐야하나..
결론: 파견직의 장점은 대기업의 사내문화와 시스템을 간접적으로 느껴볼 수 있고 근무 환경 (시설, 사람등)이 우수하다는것. 단점은 대우가 좋지않고 업무도 이력상에 도움이 될만한 소위 중요한일은 못한다고 보면 된다. 전직장에선 사람이랑 사내문화가 폐급이었어도 적어도 내가 하는일을 하나의 직업으로 존중해줬으나 현재 회사에선 그런거 1도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