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경력 관리에 대한 고민을 참 많이 한다.
이 시기에 많이들 그런다는데... 나는 사회 경험이
동년배보다도 적은편이고 특수 직종(?)이라 더더욱
고민이 많아지는거 같다.
1. 나이와 구직
대학교때 전공 수업을 들었던 교수님 한분이 하셨던
말씀이 생각난다. 요약 하자면 회사에서 근무하는 경우는
결국 부장 아재들 입장에선 (나보다) 젊은 여자가 하는 일이라는 인식이 팽배하기 때문에 어느정도 나이가 차면 직장 생활 계속 하긴 힘들다고.
그 말을 듣고 시간이 꽤나 흘러 실제로 취업 전선에
뛰어들어보니 사실이었다;
그리고 고용 형태 특성상 직급을 달기가 어려운데
나이는 들어가지 직급도 없이 회사 다니는게
서로 껄끄러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 애매한 나이인데도 이런 생각이 많이 들면
한 5년 후엔 그런 느낌이 비교도 안되게 들거고
정말 회사에서 근무하는걸 자의반 타의반으로 포기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요소 때문에 동일 직종을 다수 채용하는
일부 몇몇 기업에 지원자가 몰리는것도 이해가 간다.
적어도 그런 기업에서는 대우가 여타 기업들보단 나으며
사내에서 나의 자리가 단순한 곁다리 취급이 아닌,
견고하고 앞으로 상승할 수 있는 위치라는
믿음이 있을테니까.
하지만 문제는 그런 기업들이 아주 극소수라는것과
그곳은 또 그곳의 고민과 어려움이 있다는점이다.
(개인적으로는 이런곳은 신생 기업들이 대다수라
체계가 대기업에 비하면 잘 잡혀있지 않을것 같다는 인식이 컸다)
2. 물경력? 불경력?
1번 고민과 어느정도 연결된 고민이다.
나는 평범한 월급루팡으로서 ^^
적게 일하고 많이벌면 장땡이라는 마인드셋을 가지고 있다.
(조직내 위치도 그렇고 ‘뭘 그렇게 열심히 해요’ 이런 시선도
받은적 있고.. 예전에는 진짜 혼신의 힘을 다해서 무식하게
열심히 일만 하다가 뒷통수 처맞은적도 있어서 이렇게 됐음)
하지만 이런 경우엔 점점 나의 미래가
불투명 해진다는걸 느끼게 되었다.
직급을 달기 어렵고 이직이 잦은 직종 특성상
남는건 결국 내가 한 일 밖에 없다.
똑같은 1년이라도 무슨일을 했는지가 중요한데
나의 경력은 과연 알차게 채워졌을까?
포폴 정리하면서 돌아보면 물경력은 살리기가 참 힘들더라.
올 한해 이런점 때문에 특히 머리를 싸매고 고민 많이 했지만
코로나로 인해 시장이 얼어붙은 시기이기도 했고 더이상 이력서 난잡하게 만들기 싫어서 버텼더니 결국은 이 사단이 났다.
비교적 돈을 많이 주는 물경력의 문제는
사람을 나태하게 만든다는점이다.
당장의 평안함이 너무 달콤하고 이대로 뛰쳐 나가면
다시는 못누릴 시간이라고 생각하기가 쉽다.
하지만 결국은 이러한 나태함의 댓가를 치룰때가 오는법.
머리는 굳었고, 매너리즘에 젖은 상태이며
경력 기술서는 듬성듬성 차있다.
초년생때의 패기? 무모함? 그딴건 엿바꿔 먹은지 오래다.
하지만 이런식으로 나이만 먹다가는
연봉대는 높은편이지만 하는일은 훨씬 싸게 주고
부려먹을 수 있는 ‘너무나 대체 가능한’ 인력이
될것이다.
그렇게 되기전에 결단을 내려야 한다.
다시 진흙탕에서 구르면서 올라갈지,
적당히 슬렁슬렁 걷다가 일찍 퇴장할지.
#일기 #이직 #취뽀 #제대로된회사에서일하고싶다